엔드리스 스토리/메인 스토리

엔드리스 스토리 15화 - 다시 노래할 날을 기다리며

아이덴/D.폴트 2026. 2. 23. 15:59

그 이후로 내 마음엔 무언가
편안한 무언가가 자리 잡은 것 같았다


"안도감"...
이 단어는 익숙하지 않다

왜인지 생전 처음 듣는 단어
하지만 나도 모르게 뜻을 이해해 버린 단어

이 단어 하나가 내 마음에 자리 잡아버렸다


나는...원래 뭐였던 걸까
나는 어떤 존재였을까

계속해서 되뇌며 생각했다

나라는 건...



"폴트! 괜찮아?"
피케이다...언제 왔지?

"많이 아프시다는 말을 듣고 달려왔습니다"
에프엑스도 있어...

"흠 가면 때문에 상태를 잘 모르겠군요"
백심도...

"우와! 가면씨 이제 괜찮은 거야?"
키드키드도...



이제...일어나자
"난 괜찮아 갑자기 머리가 좀 어질 해서..."

더비는 저 멀리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ㅁ...뭐 일어났으면 빨라 가자! 괜찮으면 됐잖아"
더비는 툴툴대면서 말했다

하지만 왜인지 어색하다

"더비씨가 제일 걱정하시더군요 그것도 엄청나게"
백심이 옆에서 말했다

"그...그런거 아니거든!! 걱정하는 건 원래 당연하잖아!"
더비는 화를 냈다

"이걸 츤데레라고 하죠?"
에프엑스가 피케이에게 속삭였다

"그렇지 더비도 참 솔직하지 못하네~"
피케이도 에프엑스의 말에 덧붙였다

"다 들려! 그런다고 내가 못 들을 줄 알아!?"
더비는 그새 그 얘기들을 들었나 보다...

"어머 역시 여우귀는 다르구나!"
피케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폴트 이제 괜찮다면 아까 얘기로 돌아가자"
이레임이 교실로 들어와 나에게 말했다

"응..."

나는 아까 전의 이야기를 했다
펜던트가 또 빛나기 시작했던 것에 대해서

"그럼 우린 아까 그 전의 장소들로 돌아가야 한다는 거야?"
더비가 다시 한번 더 되물었다

"응...이레임이랑 닮은 어떤 목소리가 말해주었어"

"레임씨랑...닮은...?"
백심은 혼자 조용히 말했다

그리곤 모두 이레임을 쳐다보았다

"너 뭐 했어?"
피케이가 무서운 표정으로 물었다

"나 아니야?! 분명 앞에 있었지만 별 말 안 했어!"
이레임은 엄청 식은땀을 흘렸다

"...이레임 말이 맞아 입을 안 벌렸거든"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이레임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알아! 이레임도 그놈이랑 연관되어 있을지?"
피케이는 굉장히 이레임을 경계하는 것 같았다

"그 놈이라면...?"
에프엑스가 물어보았다

"그 초록 레임 있잖아 걔! 걘 좀 뭐랄까...문제가 많았거든"
피케이는 뭔가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것 같다

그때 펜던트에서 빛이 나며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다

"어? 얘들아 이거 봐봐 펜던트가..."
나는 놀란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디론가 향하고 있어! 빨리 가보자!"
키드키드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어휴 그래 일단 얘기는 나중에 하자 학교에 너무 있었더니 진절머리가 나"
피케이는 불만을 토로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응..."
피케이의 표정을 본 나는 일단 대답이라도 해보았다...

"..."
에프엑스가 말없이 내 펜던트를 바라보고 있다

"에프엑스 왜 그래?"
나는 그런 에프엑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들려요 어느 노랫소리가"
에프엑스가 말했다

"어떤 노래인데?"
나는 그 말에 또 물었다

"슬프고 조용한 가사 없는 멜로디가 들려요"
에프엑스는 무언가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괜찮은 걸까...?"
나는 에프엑스에게 물어보았다

"좋은 느낌은 아니네요..."
에프엑스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음..."
나는 딱히 해줄 수 있는 말은 없었다



펜던트의 움직임에 따라 우린 어느 한 방향으로 왔다
이곳에는 어느 한 균열이 보였다

"펜던트를 가까이하니까 균열이 더 심해지네"
이레임이 말했다

"그럼 내가 멀어지면~"
나는 균열에서 멀어졌다

멀어지니 균열이 천천히 다시 없어졌다

"그럼 다시 다가가면~"
균열이 다시 생겼다

"다시 멀어지먼~"
균열이 다시....

"그만 좀 해!! 빨리 안 열어!?"
피케이가 나를 때렸다...



"아무튼 그럼 여기서 가위로 열고 들어가면 되겠다"
이레임은 차원 가위를 꺼냈다

"어째 뭔가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야"
나는 그 가위를 보며 혼잣말을 했다

이레임은 그 가위로 균열을 더 잘라
균열을 크게 만들었다

그 건너에는 익숙한 장소가 보였다
에프엑스가 있던 장소였다


텅 빈 장소
어둡고 조용함만이 넘쳐흘러내린다

그런 곳에서 우린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음...또 다른 균열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백심이 질문했다

"아마 그렇지 않을까? 전에는 펜던트 따라왔었잖아"
피케이가 생각해 보며 말했다

"...하지만 펜던트가 반응하지 않아"
펜던트를 바라봤지만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다

"그럼 여기서 뭔갈 찾아야겠네요"
에프엑스는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그럼 가면씨는 나랑 돌아다니자~!"
키드키드가 내 머리 위로 올라왔다

"그래~키드키드가 위에서 잘 봐줘!"
나는 그런 키드키드를 데리고 돌아다녀보았다



"음...안 보이네 힌트가 될만한 게 없어"
나는 지친 나머지 잠시 쉬고 있다

"으흠흠~ 난나"
키드키드는 흥얼거리고 있다

"키드키드 뭘 그렇게 흥얼거리고 있어?"
나는 키드키드에게 물었다

"응? 그냥 뭔가 어디서 들리고 있어"
키드키드는 천장을 가리켰다

"천장? 근데 저기 바깥은 어떨려나"
나도 잠시 천장을 바라보았다



"나의 목소리가..."
어디서 소리가 들려온다

"닿고 있으려나...?"
처음 듣는 목소리...

그런데 이때 펜던트가 조금 빛났었다

"어...?"

"키드키드가 들은 게 이거야?"
나는 키드키드에게 물었다

"응! 가면씨에게도 들리는구나!"
키드키드는 해맑게 웃었다

"들려...그런데 뭔가 부족한데..."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때 누군가 무대 위에 올라왔다
그리곤...



"내가 여기에 있어"
익숙한 전자 목소리

"나를 바라봐줄래?"
아련한 감정이 바로 느껴진다



앞에 있는 건 에프엑스이다
하지만 누구와 함께 부르고 있는 걸까?

나는 급하게 내려갔다

"에프엑스! 방금...허억허억 아이고"
너무 성급하게 내려간 모양이다...숨이 차...

"폴트씨 계셨군요"
에프엑스는 손수건을 꺼내주었다

"노래 잘한다! 역시 로봇씨야!"
키드키드는 나의 뒤에서 짠하고 나타났다

"키드키드씨도 계셨군요"
에프엑스는 자세를 낮춰 키드키드에게 맞춰주었다

"그래서...방금...하이고...노래는 뭐였어...?"
나는 심호흡하고 최대한 힘을 내 물어보았다

"모르겠어요...어디선가 들려온 노랫소리에 저도 모르게..."
에프엑스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왜 다들 천장을 바라보는 건데...? 진짜 저기 뭐 있는 거야?"
나는 둘에게 물어봤다

"글쎄요...전에도 이랬던 것 같아서요..."
에프엑스는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에프엑스도 기억을 잃은 거야?"
나는 다시 되물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왜 태어났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에프엑스는 씁쓸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어"

나는 아까 전의 일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펜던트가 반응했다고요...?"
에프엑스는 펜던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너한테 반응한 게 아니야 어째서일까...?"
나는 턱을 짚고 생각해 보았다

그때 또다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아직...닿고 있지 않아..."
"분명...여기에 있지?"



그때 펜던트가 조금 더 빛나기 시작했다

"빛난다! 이 목소리인가 봐!"
키드키드는 신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왜 에프엑스가 아닌 거지...?"
무언가 이상했다

더비에게 반응했던 펜던트가
지금은 에프엑스에게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이

"하지만 반응을 하는 것을 보니..."
에프엑스는 무언가 결심을 한 모양이다

에프엑스는 잠시 숨을 들이켰다



"계속 노래하고 있어"
"내가 여기에 있으니까"



에프엑스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니
펜던트가 더 빛나기 시작했다



"..."

"들려 너의 목소리가...!"
"항상 여기 있었구나...?"

"그래 여기에 있으니까"
"항상 기다려 왔으니"

둘의 목소리가 점점 더 호흡이 맞기 시작하더니
펜던트의 빛은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되고 있어! 에프엑스! 되고 있다고!"
나는 엄청 기쁘게 웃으며 말했다

"기다렸어 너의 목소리"
"바라왔어 너의 이야기"

"우리가 만든 하모니가..."
"우리의 모든
이야기가..."


"닿을 수 있도록..."



그리곤 이제야 펜던트의 빛이 완전히 빛나기 시작했다
놀랄 새도 없이 나는 정신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야! 소망아! 지금 이 멜로디 어떤 것 같아?"
이 목소리...에프엑스이지만...달라...?

"음 좋네! 이 정도면 업로드해도 괜찮겠어!"
뭐 하고 있는 걸까...?

"우리의 첫 노래! 우리의 고생을 알아주면 좋겠는데~"
"헤헤 일단 영상부터 다 제작해야지!"


어라...저기 화면에 보이는 건...?



"들려...나의 목소리가"
"아직 닿지 않았는걸..."

에프엑스...그런데 이 기억에서 중심이 되는 사람은 분명...

"에프엑스쨩도 우리의 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있어~!"
지금 내가...뭘 보고 있는 거지...?

둘이 닮았어 미묘하게...
설마 에프엑스는...



"떠나는 거야?"

"응 이사를 가야 해서"

"..."
떠나는구나...

"저기 언제 떠나?"

"몇 개월 뒤야 그전까진 할 거는 다 해놓고 갈 수 있어"



그리곤 많은 세월들이 지나갔다

함께 노래 부르고
함께 잠들기도 하고

떠나기 전 그녀들은 많은 것들을 했다

"저기 떠나도 우리 연락할 수 있지?"
소녀의 친구가 물었다

"음...잘 모르겠어"

"에? 왜~?"

"사실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공부에 집중하게 될 것 같아..."

"뭐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꼭 기회 되면 전화할게 알겠지?"

"응! 이제 마지막 곡 업로드 한다?"

"응!"



그 뒤로 화면의 글들 속엔
아쉬움이 가득해 보이는 말들이 가득했다

"헉 마지막이라니 아쉬워요 ㅠㅠ"
"꼭 돌아와야 해요!!"
"ㅠㅠㅠㅠㅠ가지마요 내 마음 왜 찢어"
"아 나 광광 울 거임ㅠㅠ"



"다들 정말 아쉬워하네 우리처럼"

"그러게...아 참...줄 선물이 있어"

"응? 뭔데?"

"USB 하나 줄게 나중에 열어봐"

"응? 뭔진 모르겠지만 고마워! 꼭 열어볼게"



그리곤 또 시간이 엄청 흐른 것 같다
여긴...우리가 있던 장소와 비슷하다

"..."

에프엑스다...

"..."

아까처럼 노래하고 있지 않네...?
어? 위에...?

"네 잠시만요!! 그러니까..."
아까 봤던 그 소녀다...

"네...네 알겠습니다 선배님~"
잘 지내는 것 같긴 한데...

"하...이게 내가 하고 싶던 거겠냐고..."
왜인지 얼굴은 행복해 보이지 않네

"내가...여기에 있어..."
에프엑스...

"...! 익숙한 노래...이 곡은 업로드한 적은 없는데...?"

"나를...바라봐줄래...?"
아까 전에도 불렀던 노래...

그때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아 네 여보세요! 네에? 지금...아니에요 일단 빨리 할게요"
그리고 이내 천장은 까맣게 변했다



"..."
이번에는 아까 그 장소의 바깥인가...?

"나...너무 힘들어...이게...맞는 걸까...?"

"다시...음악 하고 싶어...다시 함께..."

"하지만..."

...

그녀는 매우 지쳤다

자신이 가고자 했던 길에 대한 의심

열심히 의지를 불태우며 노력했지만
정작 자신은 행복한 게 맞는 것인가?

노력했지만
열심히 했지만
결국엔 또
힘겹게 살아가는 자신

이런 무력하면서도 허망한 자신 그것은...

'회의감'

그녀는 외치고 있다
그런 그녀의 멜로디가 들린다

그리고...

들리고 있다
또 다른 그녀의 목소리가



"언제나 내가 없어도...다른 희망이 기다려"



"그 목소리가 전해질 수 있도록 내가 도울게!"



"...폴트씨"
에프엑스는 나를 제대로 쳐다보고 있었다

"도와주세요 그녀에게 제 목소리가 닿을 수 있도록!"

나는 말없이 위를 쳐다보았다
그리곤 점점 아까 전의 무대로 바뀌더니...

곧이어...

"전하지 못한 마음을 당신에게!"

그리곤 무대가 환하게 밝혀지며
모든 자리엔 보랏빛의 형광봉이 생겨났다

곧이어 천장에서 소녀의 모습이 보이며
에프엑스는 노래하기 시작했다



"이 소리는...?"
소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노래...우리가 처음 만들었던 노래..."

그리곤 소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노트북을 확인했다

"이건...에프엑스의 목소리...?"

"보고 있으니까 힘을 내보자 늘 그랬듯.."
곧이어 에프엑스는 노래를 끝냈다

"USB가 꽂혀있었네...생각해 보니 제대로 열어볼 생각은 안 했어..."
그리곤 조금씩 움직이며 어느 한 파일을 열었다

"프로젝트 From to X 시작합니다"
에프엑스의 모습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소망님 전 F/X입니다"
그리곤 에프엑스는 소녀에게 인사했다

"너...어떻게 움직이는 거야? 말할 줄도 알았어...?"
소녀는 매우 놀란 얼굴로 말했다

"전 당신에게 한소미님의 말과 노래를 전하러 왔습니다"
그리곤 곧이어 그녀에게서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 소망아! 잘 지내고 있어?"
소녀의 친구...



잘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 엄청 바빠!
새로운 밴드 창설에...홍보에 멤버 모집까지!

세상에나 이렇게 힘들 줄은 상상도 못 했어...
그래도...

난 밴드 활동이 좋으니까!
  
히히 내가 새로 밴드 만들었다고 질투하지 마~?
네 자린 남겨둘 거니까 언제나!

그리고 삼촌에게 부탁해서 최대한 빠르게 F/X를~
AI로 만들어봤지!

히히 놀랐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랬어!
삼촌한테 빚져서 그거 갚느라 힘들지만...

그래도 너만 괜찮다면 에프엑스를 잘 돌봐줄 수 있을까?
스스로 배울 수도 있지만 네가 잘 가르쳐주면 좋겠어

아 잠깐 전화 왔다!?
이...일단 나중에 또 메시지 남길게! 안녕!



그리곤 소녀는 다른 쌓인 메시지들을 확인했다
그녀는 그런 메세지들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왜 확인을 못했을까...? 미안해..."

"괜찮습니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AI도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 신기하네..."

"그럼요 저는 웃을 수도 슬퍼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처럼요"

"너...메시지 보면서 내 표정을 다 분석했지!?"

"후후 당연하죠 저는 AI니까요"

"...그래도 고마워 이렇게 전해줘서 기다려줘서..."

"언제나 저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당신과 한소미님을 위해서라면"
그리곤 에프엑스가 나를 잠시 쳐다보았다

"저 부탁이 있습니다"

"응...? 무슨 부탁?"

"제가 잠시...먼 여행을 떠나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에프엑스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왜...? 이제야 날 만났잖아!?"
소녀는 눈이 커졌다

"한 가지 알아보고 싶은 게 생겨서요"

"그렇구나..."

"그래도...소미 님에게 연락하는 거 잊지 마세요"

"..."

"분명 그분도 당신의 소식을 기다릴 테니"

"과연 소미가 볼 수 있을까...?"

"그럼요"

소녀는 잠시 숨을 들이켰다
"그래 알겠어 해 볼게!"

"좋아요 그럼 먼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F/X 만나서 반가웠어"



에프엑스는 무대를 떠났다

그리고 소녀는 휴대폰을 들었다
떨리는 손으로 겨우 번호를 눌렀다

심호흡하며 긴장을 가라앉힌 소녀는
조용히 전화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만큼은 "회의감" 따위가 아니었다
"기대감"에 가득 찼다

그렇게 힘들고 허망할 뿐인 길을 걸으며
자신의 인생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채 살아가던

그런 소녀의 마음이 바뀌는 순간이
나에게도 확실하게 전해졌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앞으로의 친구와 함께
그런 기대를 품으며 말이다

내 마음 한켠에 또 다른 색이 물들었다


뚜르르...뚜르르...


이내 소리가 끊겼다
"여보세요! 소망아!"





"..."
나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

"일어나셨군요"
에프엑스가 내 옆에 앉아있었다

"가면씨! 괜찮아?"
키드키드도 옆에서 물었다

"괜찮아 난...머리가 아픈 것만 빼면..."
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감사해요 덕분에 저를 기억해 냈어요"

"으...에프엑스는...그럼 정확하게 뭐야?"
나는 머리가 아팠지만 에프엑스에게 물어보았다

"저는 안드로이드이기도 하며 AI이기도 합니다"
에프엑스는 곧이어 자세히 설명하였다

"원래라면 파일이 실행되어야 제가 활성화가 되지만..."
에프엑스는 잠시 천장을 바라봤다

"그동안 실행되지 못한 탓에 아직까지도 자신을 인지하지 못했어요"

"그래서...작별 인사는 잘했어?"
나는 물어보았다

"네 그리고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하겠죠"
에프엑스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
나는 에프엑스를 바라보았다

나는 기억을 잃어버렸다
나도 무언가로 인해서 기억을 잃어버린 것일까

에프엑스처럼 나도 저렇게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까?

나는 나 자신이 누군지도
내가 대체 뭐 하는 애인지도

그 무엇 하나 실마리를 잡을 수 없는데...

"폴트씨..."
그리고 옆에 있던 에프엑스가 날 불렀다

"들려요...공허하지만 혼돈스러운 멜로디가...괜찮나요?"
에프엑스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았다

"멜로디...?"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실 제대로 말하지 못한 게 있어요..."
에프엑스는 잠시 눈을 감았다

"사실 당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멜로디가 들려요"

"멜로디가 들린다고?"

"네 전에는 몰랐지만 이번 일로 알았어요"
에프엑스는 잠시 일어났다

"여러분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생각이 멜로디를 통해서 저에게 전해져요"
그리곤 에프엑스는 다시 천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슬픈 멜로디도...웃는 멜로디도...하지만 어째서..."
에프엑스는 나를 다시 쳐다보았다

"소망님 뿐만이 아닌 여러분까지 들리는가 그것이 궁금해요"

"원래라면...소망님의 상태만 체크하는 용도로 코딩되었는데..."

...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녀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멜로디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서로 관계가 없다
그저 에프엑스의 능력인 걸까?

"피케이씨에겐 허무하지만 밝은 멜로디가 들리기도 하며"
"백심씨에겐 오케스트라 같은 웅장한 소리가 있지만 무언가 뒤에 다른 멜로디가 들려요"
에프엑스는 친구들에게 들리는 멜로디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리고 키드키드씨는..."

"그나저나 저기 저 무대 이쁘지 않아!?"
그때 키드키드가 불쑥 튀어나와 말했다

무대를 바라보니 보랏빛의 조명들이 밝고 화려하게 비추며
좌석들엔 보라색 형광봉들이 흔들리고 있다

"그러네요...아름다워요..."
에프엑스는 그 풍경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중에 돌아오게 된다면...이 곳에서 다시 노래할래요"
에프엑스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이제 일어나요 친구들에게 돌아가죠"

그리고 나는 고개를 끄떡이며
에프엑스의 손을 잡았다

"그래 이제 다음 곡으로 가자"